연말이면 항상 발표되는 일본의 유행어 대상이 2018년 12월 3일 발표되었습니다. 공식 명칭은 「2018 유캔 신어·유행어대상(2018ユーキャン新語・流行語大賞)」입니다.
일본에서 사전, 법률 서적 등을 출판하는 '자유국민사(自由国民社)'라는 출판사에서 매년 12월에 선정하여 발표하는 것인데 1984년부터 시작되어 35회차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선정된 10개의 단어를 모두 살펴 봅니다.
1위에 해당하는 연간 대상(年間大賞)은 "そだねー (소다네~)"입니다. "그렇지, 그렇네, 그래"의 뜻을 가진 "そうだね (소~다네)"를 홋카이도 사투리 식으로 발음한 것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 컬링팀의 선수들이 사용하던 말입니다.
경기 중에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사용하기도 했고, 스톤을 굴린 후 "소다네~ (그렇지~)"를 연발하면서 사용하기도 하여 일본 내에서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컬링팀에서 김은정 스킵이 연호했던 "영미야~"가 매우 유명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에서도 팀 후지사와(주장 후지사와 사츠키(藤澤五月))는 행복 컬링팀, 스마일 재팬 등으로 유명했는데, 일본에서는 해당 유행어로 매우 유명해져서 "그렇지 재팬(そだねージャパン)"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수상자는 평창올림픽 컬링 일본대표 여자팀이기도 했던 컬링팀 로코 솔라레(Loco Solare)입니다. LS키타미(LS北見)로도 알려진 팀입니다.
연간 대상인 "소다네~"를 포함한 탑10에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포함되었습니다. 탑10은 따로 순위가 없습니다. 여기서는 일본어 50음도 순서대로 나열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스타크래프트(Starcraft)를 시작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등으로 매우 유명해진 용어 e스포츠입니다.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수상자는 일반사단법인 일본 e스포츠 연합(一般社団法人日本eスポーツ連合)입니다.
2018 러시아 FIFA 월드컵 일본 대표로 활약한 오사코 유야(大迫勇也)를 두고 칭찬하는 말입니다.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사코 유야는 독일 축구팀 SV 베르더 브레멘 소속의 공격수입니다. 오사코 유야가 고등학생일 때 상대 선수가 한 말인데 오사코가 월드컵에서 활약하면서 그 영상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제87회 전국 고등학교축구선수권 대회 당시에 오사코 유야는 가고시마조세 고등학교(鹿児島城西高校) 소속이었습니다. 준결승에서 오사코 유야는 두 골을 넣었고 경기는 가고시마조세 고등학교가 6:2로 승리하였습니다. 당시에 오사코 유야는 이 경기를 포함해 4경기 연속 두 골을 넣을 정도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상대 팀이었던 다키가와 제2고등학교(滝川第二高校)의 주장 나카니시 다카히로(中西隆裕) 수비수는 영상에서 팀원에게 "오사코 장난 아니라고, 걔 장난 아니라고"라는 말을 포함해 말을 굉장히 재미있게 했습니다. 당시에 선수들은 오사코 유야에 대해 "저건 분명히 일본 대표가 되겠구만"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수상자는 수상을 거부하였습니다. 아래는 해당 대사가 나오는 영상입니다. 소리가 조금 큽니다.
아재's 러브(おっさんずラブ)는 TV아사히에서 2018년 4월~6월 토요일에 방영된 심야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남성 간의 사랑을 다룬 BL(Boy's Love)드라마입니다. 한국에도 2018년 5월부터 트렌디TV에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수상자는 TV아사히 드라마 제작부 "아재's 러브" 팀입니다. 아래는 한국판의 트레일러 영상입니다.
재량노동제(裁量労働制)와 관련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가토 가츠노부(加藤勝信) 당시 후생노동성 대신(장관)의 답변 방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에니시 미츠코(上西充子) 호세이 대학(法政大学) 캐리어디자인학부 교수의 트위터에 나온 표현입니다.
우에니시 교수는 가토 당시 대신의 답변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링크=일본어].
Q "아침 밥은 드셨나요"
A "밥은 먹지 않았습니다 (빵은 먹었지만 이것은 숨김)"
Q "아무것도 먹지 않았나요?"
A "아무것이라고 물어보시는데 식사의 범위에 어디까지 포함해야 하는지 명확하지가 않아서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Q "그러면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나요?"
A "질문의 취지는 모르겠지만 일반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아침밥을 섭취한다'라는 것은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일반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답변자께서 오늘 아침 식사를 하셨는지 아닌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A "그러니까..."
Q "그러면 질문 방법을 바꾸겠습니다. 아침 밥, 백미로 만든 것 말입니다. 그건 드셨습니까?"
A "그렇게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변 드리게 되면, 저의 식생활 전체를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되기 때문에, 그건 역시, 그렇게까지 답변을 드리는 것은 장관으로서 업무에 지장에 오기 때문에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누가 보아도 A는 답변을 회피하기 위해 말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우에니시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답변하는 가토 후생노동성 대신을 비판한 것입니다.
수상자는 우에니시 미츠코(上西充子) 호세이 대학(法政大学) 캐리어디자인학부 교수와 블로거·만화평론가인 가미야 고세츠(紙屋高雪)입니다.
2018년 일본은 매우 더웠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홍천에서 41도가 기록되는 등 매우 더운 해였는데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도인 도쿄 바로 옆에 있는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埼玉県熊谷市)에서 41.1도가 관측되고, 수도인 도쿄 내에서도 40도가 넘어가는 등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수상자는 일본 기상청입니다.
2018년 8월에 야마구치현 스오오시마 초(周防大島町)에서 행방불명된 2세 아이를 보호한 78세의 오바타 하루오(尾畠春夫)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후지모토 요시키(藤本理稀)라는 2세 아이가 8월 12일 오전 10시 30분경에 실종되었습니다. 이후 경찰과 소방관 300여 명이 드론까지 동원하여 수색했고, 연못에 잠수부까지 투입하여 수색하는 등 열심히 수색했습니다.
오바타 하루오는 수색 3일 후인 15일 새벽부터 실종 장소 인근의 산을 오르면서 수색을 하였고, 30분 만에 실종 장소에서 600m 정도 떨어진 산 속에서 아이를 발견하였습니다. 아이 이름을 부르며 산을 수색하였고 아이가 이에 답변을 하여 찾았다고 합니다. 오바타 하루오는 2016년 오이타현에서 실종된 2세 아동 수색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때 아이가 산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경험을 떠올리며 수색하였다고 합니다.
오바타 하루오는 1989년부터 유후다케(由布岳) 등산로 정비를 자원봉사자로서 시작하였고, 이후 각종 재해 현장에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하였습니다.
수상자는 수상을 거부하였습니다.
일본복싱연맹(日本ボクシング連盟)의 부정 의혹과 관련하여 야마네 아키라(山根明) 당시 종신 회장이 사임하였습니다. 당시에 밝혀진 의혹 중에는, 야마네 아키라 당시 회장의 연고지인 나라현의 선수에 대해 심판이 편파 판정을 하였다는 의혹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상자는 없습니다.
치코는 NHK의 방송 "치코한테 혼난다(チコちゃんに叱られる)"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등장하는 5세 설정의 여자 캐릭터입니다. "멍하게 살지 말라구!"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치코가 자주 사용하는 대사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소한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은 대강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실제 진행되었던 방송의 예시입니다.
1.요리사에 관해 이야기를 함.
2.요리사의 모자가 위아래로 길다는 이야기가 나옴,
3.치코가 "왜?"라고 질문을 함.
4.출연자 A가 이에 대해 엉뚱한 답변을 함.
5.그러면 치코가 얼굴을 빨갛게 하면서 "멍하게 살지 말라구!" 대사를 함.
6.영상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는 반응을 함.
7.나래이션 "하지만 치코는 알고 있습니다."
8.치코 "요리사의 모자가 긴 것은, 요리사의 키가 커 보이게 하려고!"
9.출연자들의 신기하다는 반응
10.전문가 등이 나와서 설명
11.이에 관해 출연자와 치코가 만담을 함.
이렇게 몇 개의 코너를 진행합니다.
수상자는 해당 캐릭터 치코입니다. 아래 그림의 왼쪽 캐릭터입니다. 그림은 NHK의 공식 사이트[링크=일본어]에서 가져 왔습니다.
대략 2017년부터 뜨거운 화제가 된 미투입니다. 일본에서도 2018년 4월 재무성의 사무차관이 TV아사히의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 총리인 아소다로 재무대신(장관)은 "성희롱죄라는 죄는 없다"라고 발언하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거절하는 등의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해당 사무차관이 사임하거나 정부에서 성희롱 문제와 관련된 기자의 취재 환경 개선을 약속하는 등 조치는 있었지만, 한국에 비해서는 반응이 미지근해 보입니다.
수상자는 "나도 #MeToo"라고 목소리를 낸 모든 사람들입니다.
일본어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 관하여
이 글에는 사람 이름 등 고유 명사가 많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습니다. 다만 つ의 표기는 '쓰'가 아니라 '츠'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9번의 チコ는 지코가 아니라 치코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