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수상)의 임기에 관해 정리한 글입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장기 집권을 하게 되면서 일본 총리의 임기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우선 간단히 요약합니다. 정말 과감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재 일본 총리의 실질적인 임기는 3년, 3회 연임 가능
2. 아베 신조 총리는 3회 연임 중이며, 임기는 최장 2021년 9월까지
3. 단 이는 헌법·법률로 정한 것이 아니라 자민당 당헌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변경 가능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본 헌법과 법률 상 총리의 임기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음.
2. 다만 헌법 제70조에 의하면 다음 중의원 선거 때까지가 (최장 4년) 총리의 형식적인 임기에 해당하고 연임 가능.
3. 하지만 관행적으로 중의원 다수당의 당수(총재·대표)가 총리이므로 실질적으로는 다수당 당수의 임기가 총리의 임기에 해당함.
4. 법에는 연임 제한이 없지만 각 당에서는 당수의 임기와 연임 제한을 정해 두고 있음. 다수당인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3년이며, 3회까지 연임할 수 있음.
5. 하지만 총리가 다수당 당내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임기 중에 사퇴하기도 함.
이해하기 쉽게 조금 풀어서 적습니다.
1. 일본 헌법(日本国憲法)과 법률에는 일본 총리의 임기에 관한 명확한 규정(총리의 임기는 n년으로 한다)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70조에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라고 명확하게 규정된 것과는 다릅니다.
2. 대신 일본 헌법 제70조에는 "중의원 선거 총선거 후에 처음으로 국회가 소집되었을 때, 내각은 총사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총리가 선출된 후 다음 중의원 선거가 있을 때까지의 최대 4년이 총리의 형식적인 임기에 해당합니다.
3. 하지만 일본은 의원내각제 국가로서 관행적으로 다수당의 당수(총재·대표)가 총리직을 맡습니다. 선거 결과 다수당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각이 총사임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다수당 당수의 임기가 총리의 실질적인 임기입니다. 다만 총리가 다수당 당내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임기 중에 사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일본의 중의원 의원 총선거 시기와, 일본 총리의 임기를 나란히 적은 것입니다. 회색 부분은 민주당(현 국민민주당·입헌민주당의 전신) 집권기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수당 교체를 제외하면 선거 시기와 총리 교체 시기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중의원
선거 |
시기 |
대 |
총리 임기 | 내각총리대신 |
제42회 | 2000.6.25. | 86 | 2000.7.4.
~ 2001.4.26. | 모리 요시로 |
87 | 2001.4.26.
~ 2003.11.19. | 고이즈미
준이치로 | ||
제43회 | 2003.11.9. | 88 | 2003.11.19.
~ 2005.9.21. | |
제44회 | 2005.9.11. | 89 | 2005.9.21.
~ 2006.9.26. | |
90 | 2006.9.26.
~ 2007.9.26. | 아베 신조 | ||
91 | 2007.9.26
~ 2008.9.24. | 후쿠다 아스오 | ||
92 | 2008.9.24.
~ 2009.9.16. | 아소 다로 | ||
제45회 |
2009.8.30. |
93 |
2009.9.16.
~ 2010.6.8. | 하토야먀
유키오 |
94 | 2010.6.8.
~ 2011.9.2. | 간 나오토 | ||
95 | 2011.9.2.
~ 2012.12.26. | 노다 요시히코 | ||
제46회 |
2012.12.16. |
96 |
2012.12.26.
~ 2014.12.24. | 아베 신조 |
제47회 |
2014.12.14. |
97 |
2014.12.24.
~ 2017.11.1. |
|
제48회 |
2017.10.22. |
98 |
2017.11.1.~ |
4. 헌법과 법률에 총리의 연임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각 당에서 당헌으로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평생 총리직을 역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당에서는 자체적으로 당수(총재·대표)의 임기를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을 수정하는 2019.09.12. 기준 다수당인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3년이며, 3회까지 연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베 신조 총리가 2018.09.20. 자민당 총재 선거로 당선된 이후 최대 2021년 9월까지 집권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온 것입니다.
참고로 기존에는 3년 2회까지 가능했으나, 2017년 3월 5일에 자민당 당헌이 개정되어 3년 3회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5. 이렇게 다수당 당수의 임기가 총리의 실질적인 임기에 해당하지만, 다수당 당내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임기 내에 사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표에서도 아베 신조(2007), 후쿠다 야스오(2008), 하토야마 유키오(2010), 간 나오토(2011) 등이 총리를 1년만 하다가 사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