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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해석] 제3수 あしびき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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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제3수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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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백인일수(小倉百人一首) 해설입니다. 백인일수는 100명의 시인(歌人)이 지은 와카(和歌)를 1명당 한 수씩 골라 만든 시 모음집입니다. 처음에는 번역만 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정리도 해 둬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각각의 시구마다 해설을 해 보려고 합니다.


백인일수는 일본에서 소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소학생을 위한 백인일수 서적도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학습 자료입니다. 일단 외국인 입장에서는 역사적 가나 표기(歴史的仮名遣)를 배운 적이 없는 점이 가장 큰 장벽이 될 겁니다.


이 글에서는 역사적 가나 표기를 자세히 설명 드리기는 어렵고, 역사적 가나 표기가 쓰인 부분이 나오면 간단히 설명만 하겠습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글은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를 더 배우셔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세 번째 시구(詩句)입니다. 일부러 /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제가 쓴 백인일수 해설과 번역은 아래 링크에서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3.

あしびきの / 山鳥の尾の / しだり尾の

長々し夜を / ひとりかも寝む


역사적 가나 표기

あしびきの / やまどりのの / しだりの 

ながながしよを / ひとりかもね


현대 가나 표기

あしびきの / やまどりのの / しだりの 

ながながしよを / ひとりかもね


해석

길게 늘어진 / 꿩의 축 처진 꼬리 / 그 꼬리처럼

하염없이 긴 밤을 / 나 홀로 잠 드는가


※ 일본어 고유 명사의 한글 표기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따릅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세 번째 수는 가키노모토노 히토마로(柿本人麻, かきのもと の ひとまろ)의 작품입니다. 생몰년 미상으로 표기하기도 하고, 660~724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7세기 후반~8세기 초반에 살았던 인물인 것 같습니다. 제2수를 지은 지토 천황(持統天皇, じとうてんのう) 시절의 궁정 시인(宮廷歌人)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을 모신다고 하는 가키노모토 신사(枾本神社)도 있습니다. 제4수를 지은 야마베노 아카히토(山部赤人, やまべ の あかひと, ?~736)와 함께 가성(歌聖, かせ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후지와라노 긴토(藤原公任, ふじわら の きんとう)가 선정하여 시를 모은 아스카 시대~헤이안 시대의 시인(歌人)을 칭하는 36가선(三十六歌仙)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상구(上の句, かみのく)부터 해설하겠습니다.

 あしびき

 • 足引き 또는 足曳き. 대체로 足引き라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역하자면 발을 질질 끈다는 의미입니다. 비유적으로 길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본래 あしひき라 읽었으나, 후세에 あしびき라고 읽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 あしびきの라는 표현은 山또는 山이 포함된 단어를 수식하는 마쿠라코토바입니다. 아래에서 설명드립니다.

 枕詞

 • まくらことば / 마쿠라코토바. 관습적으로 특정 단어 앞에 놓여서 어조를 형성하거나 특정 정서를 환기하는 표현입니다. 정형화된 표현법의 일종입니다.

 • あしびきの라는 표현 뒤에는 山또는 山이 포함된 단어가 옵니다. 이 글에서는 山鳥の尾(やまどりのお)가 뒤에 왔습니다

 山鳥

 やまどり / 꿩. 일본 꿩입니다. 그냥 산 새라고 이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꼬리가 긴 새의 대명사로서 사용되었다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꿩으로 번역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꿩은 수컷의 꼬리가 길기 때문에, 현대어 번역을 보면 수컷이라는 점을 적기도 합니다.

 尾 お / 꼬리. 역사적 가나표기법에서는 を로 적습니다.
 しだる

 垂る / 아래로 처지다, 떨어지다. 垂れ下る (たれさがる) 또는 垂れる (たれる)와 같은 의미입니다. 본문의 しだり는 しだる의 연용형(ます형)입니다.

 しだり尾

 しだりお / 처진 꼬리


이제 하구(下の句, しものく) 해설입니다.

 長々しい

 ながながしい / 아주 길다. 한국어에서도 그렇지만, 표현을 반복하여 강조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기나긴 밤, 긴 긴 밤으로 해석하면 좋겠습니다.

 夜 よる, よ / 밤
 ひとり

 一人 또는 獨り / 혼자. 부사로 '혼자서'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かも

 자료를 찾아 보면 か는 의문의 계조사, も는 의미를 강조하는(영탄·감탄) 계조사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문법과는 조금 다른 표현이라 직관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편입니다.

 寝る

 ねる / 자다, 잠들다

 む

 추량(추측)의 조동사입니다. 현대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 조동사입니다. 이에 대한 논문이 있을 정도입니다.

 • 추량이란 "미루어 헤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겠다, ~할 것 같다, ~인 듯하다"가 추량의 표현입니다.

 • 조동사란 "れる, られる, たい, ます"처럼 동사 뒤에 붙어서 의미를 추가해 주는 부분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동사 "行く"가 있다고 하면, 동사의 연용형(ます형)에 조동사 ます가 붙어서 정중함을 추가합니다. 그래서 "行きます"는 "갑니다"라는 높잎말이 됩니다.

 • 현대에 와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표현입니다. 지금은 추량의 조동사로 だろう가 많이 사용됩니다. 조금 옛날 식으로는 う·よう도 사용됩니다. よう는 의지의 조동사로 많이 알고 있을 텐데, 추량의 조동사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 ひとりかも寝む → ひとりで寝ようか → ひとりで寝るのだろうか 시대 흐름에 따라 이런 식으로 표현이 바뀌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寝よう는 "자야지 (의지)"가 아니라 "자겠구나 (추량)"입니다.
 • 전문적인 자료를 읽고 싶다면 아래 자료를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수향 가천대 동양어문학과 조교수가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박사과정에 있을 때 썼던 논문입니다.

 ひとりかも寝む

 위의 내용을 조합하여 직역을 하면, "혼자서 자겠구나"입니다. 현대식 일본어로 표현하자면 "ひとりで寝るのだろうかな"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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