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프로그램 클립스튜디오 사용기입니다. 일러스트나 만화를 그리는데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포토샵(Photoshop)・클립스튜디오(Clipstudio)·페인트툴 사이(PaintTool SAI)·오픈캔버스(OpenCanvas) 등의 유료 프로그램과, 메디방페인트(MediBang Paint)·크리타(Krita) 같은 무료 프로그램 등 여러 제품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셀시스(CELSYS)의 클립스튜디오 페인트 (Clipstudio Paint)입니다. 물론 포토샵이 2D그래픽 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러스트·만화 업계로 한정하면 클립스튜디오도 상당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PC판 클립스튜디오에는 세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모든 기능이 포함된 EX버전, 일부 기능이 제외된 PRO 버전, 많은 기능이 제외된 DEBUT 버전. DEBUT 버전은 비매품인 데다가 기능 제한이 많아서 사실상 체험판에 가깝기 때문에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여러 가지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여러 그림을 묶어서 관리하는 기능이 PRO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만화·웹툰 작가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과 관련하여 PRO버전에서는 24프레임만 만들 수 있습니다. 1초에 24프레임이 아니라 총 24프레임입니다. 간단하게 움직이는 그림만 만들 수는 있습니다.
이외에 공동 작업 관리 기능, EPUB 출력 기능, 외부 플러그인, LT 3D 모델 및 2D 데이터 변환(선화 추출 등) 기능도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출판 관련 기능은 Adobe의 InDesign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는 없을 겁니다. 만약 1인 출판을 한다면 사용해 볼 만한 정도의 기능입니다.
자세한 차이는 공식 사이트를 참고하거나 [링크=한국어] [링크=일본어, 더 자세히 나옴],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 영상은 아니지만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링크를 올립니다.
만약 위에 있는 것 중 단 하나의 기능이라도 사용할 예정이라면 EX를 구입하는 게 좋겠습니다. 업무용 프로그램으로서 245,000원(세일을 할 때에는 약 120,000 원)은 비싼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마추어 작가라면 굳이 EX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추어 때는 PRO로 작업을 하다가 그림으로 돈을 번다면 그 때 EX를 구입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체험판 링크가 있으니 직접 이용하면서 차이를 느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식 사이트: CLIP STUDIO PAINT 30일 무료 체험판
아래는 가격입니다. 2018.12.22. 기준 정가입니다.
클립스튜디오 PRO 49.99 US달러 (약 56,000원)
클립스튜디오 EX 219 US달러 (약 245,000원)
PRO에서 EX로 업그레이드169.00 US달러 (약 190,000원)
페인트툴 사이 5,400엔 (약 54,300원)
오픈 캔버스 6,800엔 (스팀판 65,000원)
포토샵 월 정액 11,000원. 영구 라이선스로 판매하던 CS6 시절에는 약 800,000원
세일은 계절마다 한 번씩 50%~60% 정도 할인을 합니다. 대강 11월, 9월, 6월, 2월에 할인을 합니다. 자세한 할인 이력은 아래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일을 할 때면 멋진 그림과 함께 세일 중이라고 광고가 나옵니다. 그 때 구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버전은 라이선스가 공유됩니다. 따라서 한국어판을 사용하시다가 영어판을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은 라이선스가 따로 관리됩니다. 따라서 한국어판을 사용하시다가 일본어판을 사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 글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아이패드판 클립 스튜디오도 있습니다. 월 정액으로만 파는데 PRO 버전이 1년에 27.000원입니다. 제가 보유한 프로그램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의 영상으로 설명을 대체합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을 했으니 이제 간단히 리뷰를 해 봅니다. 클립 스튜디오는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사소한 차이입니다만 한국어를 꼭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일 겁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크린샷을 보면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스크린샷은 PRO 버전과 EX 버전이 섞여 있습니다.
▼ 아래 스크린샷은 클립스튜디오를 체험판으로 설치했을 때 나오는 창입니다. 프로그램 하나로 모두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 다른 프로그램을 쓰다가 넘어갈 때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 바로 단축 키입니다. 아래 스크린샷은 <단축 키 설정>의 위치입니다. <단축 키 설정>의 단축 키는 CTRL+SHIFT+ALT+K입니다. 저는 상당수 단축키를 포토샵과 맞추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 아래 스크린샷은 <페이지 관리> 메뉴입니다. 바로 다음 스크린샷과 비교해 보시면 아실 텐데, 이 메뉴는 클립스튜디오 페인트 EX에만 있습니다. 여러 페이지로 된 작품을 관리할 때 사용합니다.
▼ 다음은 클립스튜디오의 특징적인 기능 3D 모델입니다. 3D 모형을 불러 와서 그림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체 외에 책상・교실 등 다양한 3D 모델이 있습니다.
아래 스크린샷은 3D 모델의 체형 설정 화면입니다. 여러 체형으로 바꾼 것을 짜깁기해 보았습니다. 키・신체 비율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체형 외에도 광원, 윤곽선 등 여러 가지 설정이 가능합니다.
인체를 그릴 때 직접 자세를 취해 찍은 사진 또는 구체관절인형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3D 모델을 이용해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 다음은 소재(Assets)입니다. 클립스튜디오는 제작사에서 직접 소재 장터를 운영하고 있고, 유저가 직접 소재를 올리거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제작사인 셀시스에서 직접 제공하는 소재도 있습니다만, 개인이 올린 소재도 꽤 많이 있습니다. 아래 스크린샷에 나온 것처럼 유료 소재도 있습니다.
참고로 소재를 다운받으려면 클립 스튜디오 계정으로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아래 스크린샷에서는 저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로그아웃을 해 두었습니다.
▼ 랭킹에서는 일간·주간·월간 인기 소재를 볼 수 있고, 개인이 올린 것과 법인(거의 프로그램 제작사인 셀시스)에서 올린 것을 나누어서 볼 수 있습니다.
▼ 자세히를 눌러서 여러 필터를 적용하여 검색할 수도 있는데, 아래는 3D 캐릭터로 검색한 것입니다. 참고할 만한 3D 모델 캐릭터가 있습니다.
▼ 아래는 예시용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자세와 카메라 각도를 조금 바꾸어 봤습니다. 체험판을 설치하여 여러 모로 실험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아래 스크린샷은 투시도법을 위한 퍼스 자입니다. <레이어 → 자/컷 테두리> 메뉴에 있습니다. 배경을 그릴 때나 원근법을 지켜서 그림을 그릴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기능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페인트툴 사이나 오픈 캔버스보다는 확실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포토샵보다 좋은 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저 저렴하기만 한 프로그램이었다면 만화·일러스트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 그림 그릴 때 필요한 기능은 거의 다 있습니다. 레이어 마스크나 클리핑 마스크 같은 기능은 당연히 모두 이용 가능합니다.
• 자체적으로 3D 모델 기능을 지원합니다. 외부의 3D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만든 모델을 임포트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건 작업 속도와 관련해서는 매우 큰 장점입니다. 특히 배경 작업을 3D 모델링으로 하시는 분들은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 PRO버전의 경우 세일을 하면 약 25.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그래픽 툴 중에서는 상당히 저렴합니다.
• 기본 브러시가 꽤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기본 브러시가 마음에 안 들면 소재 장터에 가서 찾아 쉽게 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설정을 참고하여 직접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은 오픈캔버스나 페인트툴 사이에 비해 확실히 좋습니다.
• 만화・일러스트 업계에서는 꽤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아마추어 분들이 프로가 되고 나서도 사용하기 편합니다.
• 한국에도 사용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관련된 네이버 카페도 있으니 둘러 보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코믹 스튜디오는 클립 스튜디오의 전신인 프로그램입니다.
• 벡터 드로잉을 지원합니다.
• 프로그램이 아주 무겁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그림을 그리면 포토샵보다는 가볍게 돌아 갑니다.
포토샵에 비해 편집 기능이 부족하다는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합니다.
• 만화에 필요한 정도의 텍스트 편집 기능만 넣어 놓았는지 텍스트 효과 부분은 빈약합니다. 텍스트를 많이 넣을 것이라면 포토샵 등 Adobe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포토샵에 비해 필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면서 포토샵의 편집 기능을 많이 이용했다면 결국 포토샵을 같이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체가 조금 어긋났을 때 픽셀 유동화로 성형 수술을 많이 하는데, 클립 스튜디오에 같은 기능은 없습니다. 메쉬 변형(포토샵의 Transform - Warp에 해당)으로 비슷하게 해볼 수는 있습니다만 기능상 한계는 있습니다.
•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는 해도 포토샵 만큼은 아닙니다. 즉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을 찾기가 포토샵보다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일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할 줄 알아야 자료 찾기가 수월할 것입니다.
• 유화 등을 그리기 위한 도구로서는 페인터보다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페인터(Painter)나 아트레이지(ArtRage)를 알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포토샵이 만능 프로그램이라 그렇지 클립 스튜디오도 기능이 굉장히 충실한 편입니다. 말풍선 툴이나 컷 테두리 기능 등 '포토샵에서도 할 수는 있지만 포토샵보다 편리한 기능'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작업 속도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포토샵과 비교하여서도 좋은 부분이 있는 제품입니다.
현실적으로 포토샵과 같이 쓰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익숙해지면 포토샵 없이 이 프로그램만으로도 그림을 그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집 기능이 약하다는 것도 포토샵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여타 프로그램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무료 프로그램처럼 필요한 편집 기능이 없는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역시 체험판을 사용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리뷰 글을 여러 개 보는 것보다는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 보는 게 훨씬 좋을 겁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본인이 원하는 특정 기능이 없으면 다 소용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