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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해석] 제1수 秋の田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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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제1수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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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 두었던 오구라 백인일수(小倉百人一首) 해설을 해보려고 합니다. 백인일수는 100명의 시인(歌人)이 지은 와카(和歌)를 1명당 한 수씩 골라 만든 시 모음집입니다. 처음에는 번역만 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정리도 해 둬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각각의 시구마다 해설을 해 보려고 합니다.


일본에서 백인일수는 소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소학생을 위한 백인일수 서적도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학습 자료입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글은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를 더 배우셔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첫 번째 시구(詩句)입니다. 일부러 /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제가 쓴 백인일수 해설과 번역은 아래 링크에서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秋の田の / かりほの庵の / 苫をあらみ

我が衣手は / 露に濡れつつ


역사적 가나 표기

あきのたの / かりのいの / とまをあらみ

わがころもでは / つゆにぬれつつ


현대 가나 표기

あきのたの / かりのいの / とまをあらみ

わがころもでは / つゆにぬれつつ


해석

가을 논 옆의 / 짚으로 엮은 초막 / 이엉이 엉성해

내가 입은 옷 소매 / 이슬에 젖는구나


※ 일본어 고유 명사의 한글 표기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따릅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첫 번째 수는 덴지천황(天智天皇, てんじてんのう)의 작품입니다. 626년~672년에 생존했다고 알려진 인물이고, 제38대 천황이라고 합니다. 가을에 논 옆에 오두막을 지어 놓고 농작물을 지키는 농부의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천황이 농민의 고초를 떠올리며 썼다고 해석하기도 하고, 그냥 가을 밤의 정취를 떠올리며 썼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상구(上の句, かみのく)부터 해설하겠습니다.

 秋の田

 あきのた / 가을 논. 여기서 田는 논으로 해석하는 게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田(밭 전)은 밭, 畓(논 답)은 논으로 나누어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주로 田(た)는 논, 畑(はたけ)를 밭으로 부릅니다.

 かりほ

 仮の庵(かりのいほ), 刈り穂(かりほ)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 드립니다. 

 刈り穂 (刈穂)

 かりほ / 잘라 낸 벼 이삭

 庵

 いおり, いお / 오두막. 참고로 오두막은 집이고, 원두막은 지붕만 있는 휴식 공간입니다. いおり가 더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いお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가나 표기로는 いほ, 현대 가나 표기는 いお입니다.

 あん / 암자. 음식점 이름에 많이 붙습니다.

 かりほ

 • 刈穂는 예나 지금이나 かりほ입니다. 하지만 仮庵는 역사적 가나 표기법으로는 かりいほ (줄여서 かりほ), 현대 가나 표기법으로는 かりいお(줄여서 かりお)입니다.

 • 즉 옛날 사람이 보기에는 刈穂 = 仮庵 = かりほ였습니다. 하지만 현대 가나 표기로는 刈穂 = かりほ, 仮庵 = かりお로 서로 다릅니다.


 • 일본인들도 かりほ라는 역사적 가나 표기를 현대적 가나 표기로 옮길 때(=읽을 때) かりお와 かりほ 중 어느 것을 써야 하는지(=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는 정도입니다. 일단 かりお로 쓰는 자료가 많지만 かりほ로 쓰는 자료도 있다는 정도로 배워 두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도 일단은 かりお로 적어두었습니다.

 苫

 とま / 뜸, 이엉. 뜸은 "짚, 띠, 부들 따위로 거적처럼 엮어 만든 물건"을 말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엉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으니까 이엉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粗い

 あらい / 거칠다, 조잡하다. 제가 찾아 본 자료에서는 모두 히라가나로 적혀 있었습니다.

 苫をあらみ

 …を + 형용사 어간 + み = …が (형용사) なので

따라서 苫があらいので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직역하자면 "이엉이 조잡하여"입니다. 고문(古文)에서나 볼 법한 문법입니다.


이제 하구(下の句, しものく) 해설입니다. 하구는 쉽습니다.

 我が

 わが / 나의, 우리의

 衣手

 ころもで / 옷소매. 袖(そで)와 같은 뜻입니다. 雅語(がご)라고 하여 주로 헤이안 시대 고전 문학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露

 つゆ / 이슬. 발음이 같은 梅雨(つゆ)는 장마라는 뜻입니다.

 濡れる

 ぬれる / 젖다

 ~つつ

 (연용형(ます형)에 붙어서) ~하면서, ~하면서도, (진행・반복) ~하는 중. 여기서는 濡れつつ를 직역하기보다는 '젖는구나'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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