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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해석] 제2수 春過ぎ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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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제2수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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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백인일수(小倉百人一首) 해설입니다. 백인일수는 100명의 시인(歌人)이 지은 와카(和歌)를 1명당 한 수씩 골라 만든 시 모음집입니다. 처음에는 번역만 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정리도 해 둬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각각의 시구마다 해설을 해 보려고 합니다.


백인일수는 일본에서 소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소학생을 위한 백인일수 서적도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학습 자료입니다. 일단 외국인 입장에서는 역사적 가나 표기(歴史的仮名遣)를 배운 적이 없는 점이 가장 큰 장벽이 될 겁니다.


이 글에서는 역사적 가나 표기를 자세히 설명 드리기는 어렵고, 역사적 가나 표기가 쓰인 부분이 나오면 간단히 설명만 하겠습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글은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를 더 배우셔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두 번째 시구(詩句)입니다. 일부러 /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제가 쓴 백인일수 해설과 번역은 아래 링크에서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2.

春過ぎて / 夏来にけらし / 白妙の

衣干すてふ / 天の香具山


역사적 가나 표기

はるすぎて / なつきにけらし / しろた

ころもほすてふ / あまのかぐやま


현대 가나 표기

はるすぎて / なつきにけらし / しろた

ころもほすちょう / あまのかぐやま


해석

봄이 지나고 / 여름이 오는도다 / 하얗게 물든

옷을 말린다 하는 / 아마노카구야마


※ 일본어 고유 명사의 한글 표기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따릅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두 번째 수는 지토 천황(持統天皇, じとうてんのう)의 작품입니다. 645년~703년에 생존했다고 하는 인물로, 제41대 천황이라고 합니다. 1수의 작자인 天智天皇(てんじてんのう)의 딸입니다.


일본어 공부를 하신 분들에게는 아무 상관 없는 문제입니다만 天の香具山(あまのかぐやま)를 한글로 표기할 때 아마노가구야마로 할지 아마노카구야마로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의미상으로는 天(あま)가 香具山(かぐやま)를 수식하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나라 현에 있는 산 天香具山는 통째로 하나의 이름이기 때문에 그냥 아마노카구야마로 적었습니다.


상구(上の句, かみのく)부터 해설하겠습니다.

 春

 はる / 봄

 過ぎる すぎる / 지나다, 지나가다
 夏 なつ / 여름

 夏来にけらし

 현대 일본어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래 칸에서 분해하여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夏来ぬ

 • なつきぬ / 夏が来ぬ에서 조사 が를 생략한 것입니다. 한국어로 치면 "여름(이) 온다" 정도 표현입니다.

 • 여기에서 마지막의 ぬ는 "~했도다"라는 의미의 조동사 아어(雅語, がご)입니다. 우아한 말이라는 뜻인데, 옛날 귀족이 썼을 법한 말투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 ぬ 앞에는 (흔히 ます형이라고 부르는) 연용형이 옵니다. 일본의 영화 風立ちぬ와 문법적으로 동일합니다. 한국어 번역명은 '바람이 분다'입니다만, 그대로 번역하자면 '바람이 불었도다'입니다.

 • 해석하자면 "여름이 왔도다"입니다.

 けらし

 • けるらし의 축약 표현으로 봅니다.

 • ける는 蹴る(차다)가 아닙니다. 조동사 아어(雅語, がご) けり의 연체형입니다. 조동사 けり는 앞에 연용형(ます형)이 붙어서 "~하고 있다" 또는 "~했다"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앞에 연용형(ます형)이 오기 때문에, 夏来ぬ가 夏来に로 바뀌었습니다.

 • らし는 らしい입니다. "~인 것 같다"라는 추측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け(る)らし는 "~한 것 같다"라는 의미입니다.

 夏来にけらし

 なつきにけらし / 위에서 배운 것을 종합해서 번역을 하자면, "여름이 온 듯 하도다"입니다.

 白妙

 しろたえ / 역사적 가나 표기로는 しろたへ입니다. "흰 빛", "흰 천"을 의미합니다.

 枕詞

 • まくらことば / 마쿠라코토바. 관습적으로 특정 단어 앞에 놓여서 어조를 형성하거나 특정 정서를 환기하는 표현입니다. 정형화된 표현법의 일종입니다.

 • 예를 들자면 白妙の라는 표현 뒤에는 衣, 袖, 雪, 雲 등의 표현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白妙の"가 마쿠라코토바입니다.


이제 하구(下の句, しものく) 해설입니다.

 衣

 ころも / 옷, 의복. 백인일수에서는 정말 많이 보게 될 표현입니다. 첫째 수에 나왔던 衣手(ころもで, 옷소매)와 함께 외워 둡시다.

 干す

 ほす / 말리다

 てふ

 • "~ていう", "~という"를 줄인 표현으로 봅니다. "~라고 (말)하다"라는 의미입니다.

 • てふ를 ちょう라고 발음하는 것은, あいうえお 모음이 연속되면 장음화 되는 역사적 가나 표기법의 규칙 때문입니다. 일본 헌법 등 옛날 일본어로 작성된 문서를 보신 분이라면 言ふ를 言う라고 읽는 걸 아실 겁니다. 이것이 역사적 가나 표기입니다. 그래서 てふ → てう = t + eu → t + yo: → ちょう 이런 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衣干すてふ

 ころもほすてふ = 衣を干すという / 옷을 말린다고 하다

 天の香具山

 • あまのかぐやま / 天香具山 또는 天香久山. 나라 현에 있는 산 이름입니다. 지명이기 때문에,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아마노카구야마라고 해석했습니다.

 • 이 시의 작자인 持統天皇(じとうてんのう)가 7세기 중~후반의 사람인데, 이 때는 일본의 수도가 아스카(飛鳥)였습니다. 지금은 나라 현(奈良県) 아스카 무라(明日香村)인데, 아스카 무라 북쪽에 天香久山가 있습니다. 지도로 검색해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백인일수를 배우다 보면 일본어 고전 문법에 대해 공부해야 이해가 더 쉽습니다. 따라서 심화하여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제 글을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로 된 책을 구해서 공부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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