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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해석] 제8수 我が庵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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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제8수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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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백인일수(小倉百人一首) 해설입니다. 백인일수는 100명의 시인(歌人)이 지은 와카(和歌)를 1명당 한 수씩 골라 만든 시 모음집입니다. 처음에는 번역만 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정리도 해 둬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각각의 시구마다 해설을 해 보려고 합니다.


백인일수는 일본에서 소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소학생을 위한 백인일수 서적도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학습 자료입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글은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를 더 배우셔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여덟 번째 시구(詩句)입니다. 일부러 /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제가 쓴 백인일수 해설과 번역은 아래 링크에서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8.

我が庵は / 都の巽 / しかぞ住む

世をうぢ山と / 人は言ふなり


역사적 가나 표기

わがいは / みやこのたつみ / しかぞすむ

よをうやまと / ひとはいなり


현대 가나 표기

わがいは / みやこのたつみ / しかぞすむ

よをうやまと / ひとはいなり


해석

내 오두막은 / 도성 동남쪽 시골 / 조용히 살건만 

세상 싫어 산으로 / 갔다고 하는 구나


오구라 백인일수의 여덟 번째 수는 기센 법사(喜撰法師, きせんほうし, ?~?)의 작품입니다. 기센 법사라는 표기는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에 따른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법사(法師)는 "설법하는 승려"를 의미합니다.


생몰년은 미상이지만 헤이안시대(794~1185)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900년대 초에 편찬되었다는 고금와카집(古今和歌集, こきんわかしゅう) 서문에 이 사람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헤이안시대 초기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古今和歌集 서문에 언급된 여섯 명의 시인을 후대에 육가선(六歌仙, ろっかせん)이라 묶어 부르고 있습니다. 육가선이란 喜撰(きせん), 遍昭(へんじょう), 在原業平(ありわら の なりひら), 文屋康秀(ふんや の やすひで), 小野小町(おの の こまち), 大伴黒主(おおとも の くろぬし)을 의미합니다.


● 상구(上の句, かみのく)부터 해설하겠습니다.

참고로 아래 글에서 활용형을  [ま / み / む / む / め / め]와 같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순서대로 미연형, 연용형, 종지형, 연체형, 이연형, 명령형의 활용 어미입니다.


※ 예시: 書く(かく) [か / き / く / く / け / け]

미연형연용형종지형연체형

이연형

명령형

たり

(かく)

とき


 我が

 わが / 나의. 격조사 が는 주격 외에 속칭 소유격을 나타내는 의미도 있습니다. 일본어 문법에서는 属格(ぞっかく, 속격) 조사입니다.


 我が庵를 직역하면 '나의 오두막'입니다.

 庵

 いおり, いお / 오두막. 참고로 오두막은 집이고, 원두막은 지붕만 있는 휴식 공간입니다. いおり가 더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いお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가나 표기로는 いほ, 현대 가나 표기는 いお입니다.


 진짜 오두막일 수도 있지만, 조촐한 집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1수에서도 본 적이 있는 단어입니다.

 は

 (조사) ~는. 계조사일 때에는 わ로 읽습니다.

 참고로 한국어에서 '는'은 보조사이고, 일본어에서 'は’는 계조사(係助詞)입니다. 둘 다 주격 조사가 아닙니다. 문법 수업에서 주격 조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상을 한정하는 의미와 용법은 한국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계조사(係助詞, かかりじょし, けいじょし)란 다른 단어에 붙어 의미를 첨가하여 강조하는 조사를 말합니다.

 都 みやこ / 수도, 도성
 の (조사) ~의
 巽

 たつみ / 팔괘의 하나이며 辰巳로 쓰기도 합니다. 방위로는 동남쪽을 의미합니다. 선천도·후천도에 따른 방위 차이 같은 건 생략하겠습니다.


 해석에 따라서는 비유적으로 '한적한 곳' 자체를 의미한다고도 합니다.

 しか

 然 / (부사) 이렇게·그렇게(このように·そのように)

 ぞ

 ぞ+[체언 또는 활용어의 연체형]

 계조사입니다. 뒤에 오는 단어를 강조합니다. 문장 끝에 쓰일 때에는 뒤에 체언이나 활용어의 연체형이 옵니다. 係り結び(かかりむすび)라 하여 계조사가 단어의 활용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住む

 すむ / 살다

 マ행4단활용동사입니다. 활용형은 [ま / み / む / む / め / め]입니다. 여기서는 종지형이 아니라 연체형으로 쓰인 것입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ぞ+연체형이 오면 ぞ 뒤의 단어를 강조합니다. 여기서는 산다는 것 자체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 이제 하구(下の句, しものく) 해설입니다.

 世

 よ / 세상, 세간

 うぢ山

 うぢ는 宇治(うぢ·うじ)와 憂し(うし)를 중의적으로(걸쳐서) 표현했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표현 방식을 掛詞(かけことば·괘사)라고 합니다.


 宇治山(うじやま)는 喜撰岳(きせんだけ)의 옛 이름입니다. 교토 우지시(京都府 宇治市) 동쪽의 산입니다. 실제로 교토 동남쪽에 있습니다.


 憂し(うし)는 괴롭다, 싫다는 의미의 형용사입니다. 고전 문법에서 ク활용을 하는 형용사로 활용형은 [(く)·から/く·かり/し/き·かる/けれ/かれ]입니다. 즉 憂し자체가 종지형입니다.


 즉 世をうぢ山と를 풀어서 해석하자면 '세상을 싫어하여 우지산으로 갔다고'라는 의미입니다.

 と

 (조사) ~라고(격조사)

 人

 ひと / 사람

 は (조사) ~는. 계조사일 때에는 わ로 읽습니다. 위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言ふ

 いふ / 말하다. 현대어 言う(いう)에 대응되는 동사입니다. ハ행4단활용동사이며 활용형은 [は / ひ / ふ / ふ / へ / へ]입니다.

 なり

 ~라고 하다(~という, ~そうだ)


한자로 也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문(伝聞)·추정(推定)의 조동사 なり의 종지형입니다.


전문이란 다른 사람을 거쳐 간접적으로 듣는 것을 말합니다. '~라고 하다(~という, ~そうだ)'의 의미입니다. 추정은 '~인 듯하다(~ようだ, ~らしい)'의 의미입니다.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한다'라는 전문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앞에는 言ふ활용어의 종지형이 접속하며, 뒤쪽은 ラ행변격활용(ラ行変格活用)이 됩니다. 활용형은 [ら / り / り / る / れ / ○]입니다. ○는 명령형으로는 활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원래대로라면 ラ행변격활용은 [ら / り / り / る / れ / れ]로 활용됩니다. 자료에 따라서는 미연형도 ○로 표기된 경우도 있습니다.


위 설명은 일본인 중~고등학생이 배우는 방식입니다. 적어도 일본인 중학생 정도의 문법 공부가 되어 있어야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글에서 일부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공부하고자 하신다면 문법 공부를 더 한 뒤에 고전 문학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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