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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해석] 제9수 花の色は~

일본어 공부/기타

201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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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일수 제9수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저작권 보호 기간 만료


오구라 백인일수(小倉百人一首) 번역입니다. 백인일수는 100명의 시인(歌人)이 지은 와카(和歌)를 1명당 한 수씩 골라 만든 시 모음집입니다. 처음에는 번역만 적어 놓을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정리도 해 둬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각각의 시구마다 해설을 해 보려고 합니다.


백인일수는 일본에서 소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소학생을 위한 백인일수 서적도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일본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꽤 어려운 학습 자료입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저의 글은 입문용으로만 사용하시고, 일본어를 더 배우셔서 일본인이 쓴 책을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구라 백인일수의 아홉 번째 시구(詩句)입니다. 일부러 /로 끊어서 표기합니다. 제가 쓴 백인일수 해설과 번역은 아래 링크에서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9.

花の色は / 移りにけりな / いたづらに

我が身世にふる / ながめせし間に


역사적 가나 표기

はなのいろは / うつりにけりな / いたらに

わがみよにふる / ながめせしまに


현대 가나 표기

はなのいろは / うつりにけりな / いたらに

わがみよにふる / ながめせしまに


해석

꽃의 빛깔은 / 그 색이 바랬도다 / 그저 덧없이

이 몸이 지나가는 / 긴 비 보던 와중에


오구라 백인일수의 아홉 번째 수는 오노노 코마치(小野小町, おの の こまち)의 작품입니다.


생몰년은 미상이지만 900년대 초에 편찬되었다는 고금와카집(古今和歌集, こきんわかしゅう) 서문에 이 사람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헤이안시대(794~1185) 초기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6가선, 36가선, 여방 36가선 중 한 명입니다.


• 6가선(六歌仙, ろっかせん)

古今和歌集 서문에 언급된 여섯 명의 시인을 후대에 육가선(六歌仙, ろっかせん)이라 묶어 부르고 있습니다.


• 36가선(三十六歌仙, さんじゅうろっかせん)

藤原公任(ふじわら の きんとう)가 썼다는 책 『三十六人撰(さんじゅうろくにんせん)』에 적힌 헤이안 시대의 와카 시인을 三十六歌仙(さんじゅうろっかせん)이라 부릅니다.


• 여방36가선(女房三十六歌仙, にょうぼうさんじゅうろっかせん)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 かまくらじだい, 1185~1333)의 책 『女房三十六歌仙(にょうぼうさんじゅうろっかせん)』에 적힌 여성 시인을 女房三十六歌仙이라 부릅니다.


● 상구(上の句, かみのく)부터 해설하겠습니다.

참고로 아래 글에서 ラ행4단활용동사 移る의 활용형을 [ら/り/る/る/れ/れ]와 같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순서대로 미연형, 연용형, 종지형, 연체형, 이연형, 명령형의 활용 어미입니다.


※ 예시: 書く(かく) [か / き / く / く / け / け]

미연형연용형종지형연체형

이연형

명령형

たり

(かく)

とき


 花

 はな / 꽃

 の (조사) ~의
 色 いろ / 색
 は •  (조사) ~는. 계조사일 때에는 わ로 읽습니다.

 • 참고로 한국어에서 '는'은 보조사이고, 일본어에서 'は’는 계조사(係助詞)입니다. 둘 다 주격 조사가 아닙니다. 문법 수업에서 주격 조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상을 한정하는 의미와 용법은 한국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  계조사(係助詞, かかりじょし, けいじょし)란 다른 단어에 붙어 의미를 첨가하여 강조하는 조사를 말합니다.

 移り

 • うつり

 • ラ행4단활용을 하는 동사 移る(うつる)의 연용형(連用形).

 • 고어 移る(うつる)에는 '움직이다'라는 뜻 외에 '(색이) 바래다(あせる)'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色は移る'를 직역하면 '색은 바래다'입니다.

 • 활용형은 [ら / り / る / る / れ / れ]

 に

 • "~했도다"라는 완료의 조동사 ぬ의 연용형. 우아한 말을 나타내는 아어(雅語, がご)입니다. 귀족이 쓸 법한 말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ぬ 앞에는 흔히 ます형이라고 부르는 연용형이 옵니다. 그래서 앞에 移る의 연용형 移り가 온 것입니다.

 → 色は移りぬ까지만 직역하자면 "색은 바랬도다"입니다.

 けり

 • 과거 또는 영탄(詠嘆)의 조동사 けり의 종지형(終止形)입니다. けり 앞에는 활용어의 연용형(連用形)이 옵니다. 그래서 앞에 ぬ의 연용형 に가 온 것입니다.

 • けり의 활용형은 [けら / X / けり / ける / けれ / X]. X는 연용형과 명령형으로는 활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 영탄은 목소리를 길게 뽑아 깊은 정회(情懷)를 읊음, 또는 감탄(마음속 깊이 느끼어 탄복함)을 의미합니다.

 な

 • 영탄 또는 체념의 종조사 な.
 • …なあ, …のだなあ (~하는구나, ~구나)의 의미입니다.

 → 여기까지 직역하자면 "꽃의 색은 바랬구나"입니다.

 いたづらに

 • 한자로는 徒らに. 현대 가나 표기로는 いたずらに.
 • 徒らに는 ナリ활용을 하는 형용동사 いたづらなり의 연용형. 연용형은 쉽게 말하자면 "~하니, ~하고~ 해서" 등의 부사로 만드는 형태입니다.

 • いたづらなり의 뜻은 "덧없다, 시시하다, 소용없다"
 • 활용형은 [なら / なり・に/なり/なる/なれ/なれ]

 • 앞의 移る를 수식한다고 볼 수도 있고, 뒤의 ふる를 수식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이제 하구(下の句, しものく) 해설입니다.

 我が わが / 나의. 격조사 が는 주격 외에 속칭 소유격을 나타내는 의미도 있습니다. 일본어 문법에서는 属格(ぞっかく, 속격) 조사입니다.
 身 • み / 몸
 • 我が身는 직역하자면 '내 몸, 이 몸'입니다.
 世 よ
 • 세상, 시대, 일생, 생애라는 뜻도 있지만 남녀 사이의 정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중의적으로 나타냅니다.
 に

 격조사 に. 흔히 알고 있는 '~에'를 의미합니다.

 ふる

 ハ행하2단동사 経(ふ)의 연체형과 ラ행4단동사 降る(ふる)의 연체형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 ハ행하2단동사 経(ふ)는 현대어로 치면 하1단동사 経る(へる)에 해당됩니다. '시간이 지나다, 경과하다'라는 의미이며, 넒은 의미로 '나이를 먹다'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활용형은 [へ / へ / ふ / ふる / ふれ / へよ]

 → 참고로 '世を経る(よをへる)'라는 표현에는 '긴 세월이 지나다'라는 의미와, '남녀 사이의 정사(情事)를 경험하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정사(情事, じょうじ)는 '사랑에 관한 일, 육체적인 사랑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 ラ행4단동사 降る(ふる)는 '(눈·비가)내리다'라는 의미입니다. 활용형은 [ら / り / る / る / れ / れ]

 ながめ

 眺め와 長雨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 眺め는 マ행하2단동사 眺む(ながむ)의 명사형입니다. 현대어로 치면 하1단동사 眺める(ながめる)에 해당하지만, '바라보다'라는 뜻 외에 '생각에 잠기다'라는 뜻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 다릅니다.
 • 長雨는 ながあめ로도 읽으며, 장맛비를 의미합니다.

 → 長雨を眺む를 줄여서 표현했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せ

 • サ행변격활용동사 す의 미연형입니다. 의미는 '하다, ~하다'입니다. 현대어 サ행변격활용동사 する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활용형은 [せ / し / す / する / すれ / せよ]

 し

 • 과거를 나타내는 조동사 き의 연체형입니다. '~た'의 의미입니다.
 • 활용형은 [せ / X / き / し / しか / X]

 앞에 무엇이 오는지는(=접속) 약간 복잡합니다. 활용어의 연용형이 앞에 접속하지만, 앞에 カ행변격동사·サ행변격동사가 접속할 경우에는 약간 다릅니다.


 <カ행변격활용동사 来(く) 뒤에 올 때>

 来(く)의 활용형은 こ / き / く / くる / くれ / こ·こよ

 → き의 연체형 し 또는 이연형 しか 앞에는 来의 미연형 こ가 접속. 다만 드물게 연용형 き가 접속.


 <サ행변격활용동사 為(す) 뒤에 올 때>

 す의 활용형은 せ / し / す / する / すれ / せよ

 → き의 연체형 し 또는 이연형 しか 앞에는 す의 미연형 せ가 접속

 → き의 종지형 き 앞에는 す의 연용형 し가 접속


 • 여기서는 뒤에 나오는 체언 間(ま)를 수식할 것이므로 연체형 し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에는 す의 미연형 せ가 왔습니다.

 間

 ま / 사이, 동안

  • せし間를 직역하자면 '하던 동안'입니다.

 に 격조사 に. 흔히 알고 있는 '~에'를 의미합니다.


이번에는 어려운 것이 많이 나왔습니다. 일본의 중~고등학생이 배우는 방식대로 적다 보니 설명도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적어도 일본인 중학생 정도의 문법 공부가 되어 있어야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글에서 일부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공부하고자 하신다면 문법 공부를 더 한 뒤에 고전 문학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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